부모님을 위한 안전한 집

Eunyoung Kim Eunyoung Kim
中庭のある木の家, 石井智子/美建設計事務所 石井智子/美建設計事務所 غرفة المعيش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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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그 새벽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도연명의 말처럼 시간은 쉼 없이 흐르며,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타임머신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며, 자신을 거쳐 가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어린 시절 그렇게 크게만 보였던 부모님의 모습은 우리의 몸이 점점 커가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에 반비례해 점점 작아지신다. 새끼를 위해 자기의 목숨을 내주는 어미 거미처럼 우리의 부모님도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주시고 그 찬란했던 젊음을 잃어 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위치의 변화와 함께 정신적 무력감과 우울증, 자신감 결여 등의 심리적 변화까지 포함하는 의미인 것이다. 어린 시절 우리의 바람막이가 되어주신 부모님을 이제는 우리가 보살펴 드려야 할 때이다. 오늘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점점 약해지는 부모님을 위한 안전한 집이란 어떤 집인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접근성이 쉬운 디자인

나이가 들었다고 온종일 가만히 있으면 운동량 부족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더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밖에 나가서 운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집에서라도 자주 움직여줘야 한다. 그러나 노인들은 가정에서의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쉽게 다치고, 관절이 약해 높은 곳을 오르내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노인을 위한 집에는 가파른 계단이나 높은 문턱을 없애고 방과 방 사이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쉬운 접근성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주택 내부의 모든 공간과 공간 사이의 턱을 없애 휠체어 등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이다.

건강과 소일거리를 위한 작은 정원

정원 가꾸기는 노인과 환자 등에게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재활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신체적·정신적 치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치유 효과뿐만 아니라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키우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은퇴 후 무료함을 달래줄 좋은 취미 중 하나이다. 또한, 건물옥상이나 베란다 등에 조성된 정원은 휴식 공간뿐 아니라 도시의 탄소가스를 감소시켜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사진처럼 거실과 정원 사이에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마루를 만들어 정원과 실내와의 거리와 높이를 줄여주면 정원에 드나들기도 쉽고 화초를 관리하기도 수월할 것이다.

미끄럼 방지 바닥재

나이가 들면 뼈가 약해져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다치는 데 반해, 쉽게 아물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바닥 공사를 새로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기존의 바닥 위에 사진처럼 카펫이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보자. 사진은 주요 동선인 TV와 소파 사이에 도톰한 매트를 깔아 미끄럼 방지 역할을 해 준다. 소파의 색과 맞춘 다크 브라운 컬러가 원목을 주요 테마로 한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

침침한 눈을 밝혀 줄 밝고 환한 전등

요즘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의 사용으로 노안이 빨리 오는 편이다. 보통 40대 이후부터 노안이 오는데, 노안이 생기면 눈 속 수정체 경화로 인한 광선 투과 감퇴 때문에 독서 부위에 집중 조명을 켜서 더욱 밝게 해 주어야 한다. 노인들의 눈은 젊은이의 눈에 비해 빛을 받아들이는 속도나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인에게 알맞은 조명을 하는 것이 생활의 질을 높이고,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명의 밝기인데, 20대가 사는 공간의 조명을 1로 볼 때, 40대는 1.4배, 60대는 2배, 70대는 2.6배, 80대는 3배 정도 더 밝게 해야 한다. 노인들이 사는 집 천장에 하나의 전등만 달면, 빛의 밝기가 공간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아 그림자가 생겨 넘어지는 사고를 당할 수 있어 집안 요소요소에 계획적인 조명이 필요하다. 노인들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이동할 때 눈동자가 즉시 조명의 밝기에 적응하지 못해 어두운 곳이 더욱 어둡게 느껴지기 때문에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장소에도 전등을 달아야 한다.

침울함을 날려 버릴 기분 좋은 벽장식

나이가 들면 사회에서 소외된다는 생각에 쉽게 우울증을 느낄 수 있다. 노인들이 정신적으로 우울해지면 신체적인 기능도 약해지고 자살 위험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노인 우울증의 경우,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고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한다. 주로 불면증과 불안 증상, 두통과 소화불량 등 신체증상으로 나타나 우울증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서 우울증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겠다. 우울한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자주 웃는 것이 좋다고 한다. 늘 바라보는 벽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가족의 사진, 마음의 안정을 주는 소품 등으로 장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은 기하학적인 벽 장식으로 늘 새로운 느낌을 줘 보는 이의 무료함을 날려줄 것이다. 사진은 인도의 The Orange Lane의 Eclectic Apartment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신경통에 좋은 사우나

사우나는 관절염과 골절, 염좌, 좌골 신경통 및 만성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체내에 머물러 있는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뜨거운 사우나를 한 뒤 곧바로 찬물로 몸을 식히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냉찜질은 청량감과 청결함을 만들어 내고, 두통이나 현기증을 제어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이런 이유로 노인들이 사우나와 온천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아버님 댁에 보일러’가 아닌 사우나를 하나 놓아드려야 하는 시대가 왔다. 사진은 건식 사우나로 커다란 원형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로 앞에 놓인 불상과 어울려 몸과 마음의 안정과 절대적 평안함을 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무료함을 달래 줄 사랑방

보통 은퇴를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생산성 있는 일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에 죄책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부모님들께 가족을 위해 평생 열심히 일해 왔으니 이제는 여생을 편하게 쉬시며 즐겨도 된다고 말씀드려보자. 놀고 즐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부모님들이 친구분들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거나 가벼운 게임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어 드리면 좋아하실 것이다. 사진은 기존의 마루바닥 위에 다다미를 설치하여 바닥에 온기를 주고 좌식 생활에 익숙한 동양인을 위한 맞춤 공간을 만들었다. 그 앞에는 원목 탁자와 의자를 갖다 놓아 입식 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게도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옆에는 폭신한 소파가 놓여 딱딱한 의자나 바닥이 편치 않을 때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부모님의 노후 대비는 결국 언젠가 우리가 겪게 될 노후 생활에 대해 미리 보기를 하는 셈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안전한 집은 미래의 나를 위한 안전한 집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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